<p></p><br /><br />지난달, 3살짜리 여자아이가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미라 상태로 발견됐습니다. <br><br>당시까지만 해도 아이의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40대 여성은 <br> <br>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. <br><br>그런데 한달 후, 유전자 검사 결과 그는 아이의 친모로 밝혀졌습니다. <br><br>위선자의 거짓눈물을 일컬어 '악어의 눈물'이라고들 하지요. <br> <br>언뜻 보면 동물을 잡아먹으면서 미안한 마음에 흘리는 눈물처럼 보이지만, <br> <br>먹이를 씹으면서 침샘과 눈물샘이 동시에 자극돼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입니다. <br> <br>친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한달 전, 친모가 흘렸던 눈물의 의미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? <br><br>Q1. 친모는 여전히 출산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데, 확인된 팩트들부터 짚어보죠. <br><br>유전자 검사 결과 외할머니라고 알려졌던 48살 여성은 숨진 아이의 친모로 드러났고요, <br> <br>엄마로 알려졌던 22살 여성은 아이의 언니였습니다. <br> <br>아이의 언니는 살인과 아동방임 등의 혐의로, 친모는 숨진 아이의 언니가 낳은 딸을 빼돌리고, 자신이 낳은 아이와 바꿔치기 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상태입니다. <br><br>Q2. 친모는 여전히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면서요? <br> <br>구속된 이후 친모가 남편에게 보냈다는 편지도 공개가 됐습니다. <br><br>"있지도 않은 일을 말하라고 하니, 미칠 노릇이다" <br> <br>"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"면서 결백을 주장했는데, 자신은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. <br><br>이 여성은 검찰로 인계되는 순간까지, DNA 검사 결과조차 인정하지 않았습니다. <br> <br>[구미 3세 여아 친모(17일 검찰 송치 당시)] <br>"만인들이 믿고 신뢰하는 국과수인데, 제가 이렇게 아니라고 얘기할 때는 제발 제 진심을 좀 믿어주시면 좋겠습니다. <br> <br>(혹시나 어떤 일 때문에 이런 일이 있는 것 같으세요?) <br>아니요. 저는 애를 낳은 적이 없어요. 진짜로 낳은 적이 없는데…" <br><br>Q3. 친모의 남편은 아내의 결백을 밝히겠다면서 사진까지 공개했어요. 신빙성이 있는 건가요? <br> <br>숨진 아이가 태어나기 한달 반 전인 2018년 2월 15일에, 휴대전화로 찍은 것이라면서 사진 한장을 공개했습니다. <br> <br>비슷한 시기에 친모가 아이를 낳았다면 만삭이었어야 하는데, 아니었다는 겁니다. <br> <br>그런데, 전문가의 의견은 조금 달랐습니다. <br> <br>[이수정 /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] <br>"그 사진의 진위를 의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. 그 사진을 그 날짜에 찍었다는 증거가 있어야 되는데 그걸 확인할 수는 없으니까 주장인 거지. 유전자 검사를 한번 한 것도 아니고 여러번 했는데, 여러번 다 똑같이 틀리게 나오기는 어려워 보여요." <br><br>Q4. 사건이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드는데, 친모가 숨진 아이를 유기하려고 한 정황도 드러났다고요? <br><br>경찰에 신고가 들어간 게 지난달 10일입니다. <br> <br>그런데 친모는 이미 하루 전에 숨져있는 아이를 발견했고, 아이의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서 시신을 치우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 <br><br>경찰조사에서도 "시신을 옮기려다 바람소리에 공포감을 느끼고, 시신을 제자리에 돌려놨다"면서 일부 혐의를 시인했습니다. <br><br>Q5.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면 도대체 언제, 어떻게 바꿔치기한 건지가 핵심이겠죠. 이를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나왔다고요? <br><br>언니의 출산과정을 모두 지켜본 전 남편의 증언입니다. <br><br>"아이의 언니가 딸을 출산한 뒤에 곧바로 친모의 집으로 가서 산후조리를 받았다"는 건데, 당초 산후조리원에 일정기간 머물렀다고 알려졌던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. <br><br>경찰은 친모가 산후조리를 해주는 과정에서 아이가 바뀌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. <br><br>Q6. 출산 후 바로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면, 친부모가 눈치채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군요? <br> <br>생후 한달까지, 신생아들은 얼굴의 붓기가 빠지지 않은 상태로 모습이 많이 변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. <br> <br>일단 경찰은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는 혐의는 밝혀내지 못한 채 사건을 검찰로 넘겼습니다. <br> <br>친모와 연락을 주고받은 택배기사들까지 포함해서 수십명의 남성들을 조사했지만, 친모가 언제, 어디서 아이를 낳았는지, 숨진 아이의 친부는 누구인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. <br> <br>특히나 언니가 낳았다는 '사라진 아이'의 행방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. <br><br>결정적인 추가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재판결과를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, 검찰이 친모를 구속상태로 수사할 수 있는 기간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지난 17일로부터 최장 20일입니다. <br> <br>다음달 초까지는 어떻게든 추가 증거를 찾아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. <br> <br>친모 뿐 아니라, 구속된 아이 언니와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추가조사도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. <br> <br>사건을 보다 최석호 기자였습니다.
